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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국제 표준화
    의료 인공지능 2025. 8. 18. 14:19

    영상 진단, 병리 분석, 임상 의사결정,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중인 의료 인공지능(AI)은 환자의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방법을 최적화하며,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의료 혁신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와 기관마다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개발·검증·적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알고리즘이라도 한 나라에서는 사용이 허가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안전성 문제로 승인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의료 인공지능의 전세계적 상용화를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화 기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의료 인공지능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 인공지능 알고지름의 국제 표준화는 환자 권리 보호와 글로벌 의료 협력을 위한 핵심 과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국제 표준화가 필요한 이유부터 국제 표준화 논의에 관한 주요 기구의 역할에 대해 다룹니다.

    의료 인공진으 국제 표준화의 필요성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국제 표준화가 필요한 이유는 대표적으로 네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환자 안전성 확보입니다.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학습 데이터가 편향되어 있으면 특정 인종이나 성별, 연령대에서 잘못된 예측을 내릴 위험이 있습니다. 국제 표준화는 편향을 최소화하고,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최소 기준을 마련하는 역할을 합니다.

    둘째,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문제입니다. 현재 병원마다 사용하는 전자의무기록(EMR) 체계가 다르고, 영상 데이터의 형식도 다양하다. 국제 표준을 마련하면, 서로 다른 국가와 병원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하나의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호환해 학습·분석할 수 있습니다.

    셋째, 규제 조화(Harmonization)입니다. 현재는 미국 FDA, 유럽 EMA, 일본 PMDA 등 각국 규제 기관은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국제 표준화가 이루어지면 글로벌 기업이나 스타트업이 각국의 허가 절차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통과할 수 있습니다.

    넷째, 신뢰성 확보입니다. 환자와 의료진은 알고리즘이 국제 기준에 따라 개발되고 검증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더 높은 신뢰를 가질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확장적으로 도입될 수 있습니다.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 국제 표준화 관련 주요 기구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국제 표준화는 단순히 기술적 합의를 넘어, 각국 보건의료 체계와 규제기관, 산업계, 학계, 그리고 환자 단체까지 광범위하게 얽혀 있는 복잡한 과정입니다. 이에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구와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여 협력해야 합니다. 현재 국제 표준화 논의는 크게 기술 표준화 기구, 규제 협의체, 윤리·가이드라인 제정 기구 세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요 국제 기구들의 역할을 살펴봅시다.

    ISO(국제표준화기구)의 역할

    ISO는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표준 제정 기구로,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 관련해서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ISO/IEC JTC 1 SC 42(인공지능 분과위원회)는 AI 전반의 표준화를 담당하며, 그 안에서 의료 응용 사례를 다루는 작업 그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AI 모델의 데이터 품질 관리 지침, 훈련·검증 데이터셋의 문서화 규칙, 알고리즘의 성능 검증 지표 등을 표준화하고 있습니다. 의료 분야의 경우 영상 분석, 신호 데이터, 임상 서술 텍스트 등 다양한 데이터 유형이 존재합니다. ISO는 이를 공통 프레임워크로 묶어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병원에서는 흉부 X선 영상의 해상도가 512×512 픽셀이고, 다른 병원은 1024×1024 픽셀일 때 동일한 알고리즘이 모두 호환 가능하도록 데이터 전처리·호환 표준을 마련합니다. 또한 ISO는 AI 모델의 신뢰성 평가 체계에 대하여 알고리즘의 안정성, 반복성, 재현성을 객관적 지표로 제시하여 글로벌 의료기관이 동일 기준으로 성능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EC(국제전기표준회의)의 역할

    IEC는 전기·전자 장비의 안전성과 성능을 다루는 국제 표준화 기구로, 의료기기 규제와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대부분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Medical Device, SaMD)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IEC의 표준은 실제 인허가 절차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EC 62304(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수명주기 프로세스 표준)는 의료 인공지능 의료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요구되는 리스크 관리, 품질 보증, 유지보수 절차 등을 정의합니다. 최근에는 실시간 학습형 AI(Adaptive AI)를 의료기기 안전 프레임워크 안에 어떻게 포함할 것인가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기존 의료기기는 고정된 성능을 기준으로 평가했지만,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데이터에 따라 학습·진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IEC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동적 검증 모델”을 개발 중이며, 알고리즘 업데이트 주기와 검증 절차를 표준화하는 논의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IMDRF(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의 역할

    IMDRF는 미국 FDA, 유럽 EMA, 일본 PMDA 등 세계 주요 규제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입니다. 이곳에서는 의료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의 정의, 위험 등급 분류, 승인 절차를 국제적으로 조율하고 있습니다. IMDRF는 이미 2013년부터 SaMD 가이드라인을 발간해왔고, 최근에는 AI 기반 SaMD에 대한 특화 문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논의의 핵심은 안전성 vs. 혁신성 균형입니다. 의료 인공지능이 의료 현장에 빠르게 도입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하되, 동시에 환자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최소 기준을 보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위험군 환자 진단을 직접 내리는 의료 인공지능은 가장 높은 규제 등급을 적용받고, 단순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의료 인공지능은 상대적으로 완화된 등급으로 분류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IMDRF의 기준은 사실상 각국 규제기관의 가이드라인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와 의료기기 기업은 IMDRF 문서를 면밀히 검토해 제품 개발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의 역할

    WHO는 기술적 표준화보다는 윤리적·사회적 기준 제시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2021년 발표된 “의료 인공지능 윤리 및 거버넌스 가이드라인”은 투명성, 설명 가능성, 공정성, 개인정보 보호, 책임성, 지속 가능성 등 여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WHO는 의료 인공지능이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안전하게 쓰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표준화 논의에서 글로벌 형평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비용 장비나 고사양 인프라가 없는 환경에서도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활용될 수 있도록, 저자원 환경(Low-resource setting)에 적합한 경량화 모델 개발 기준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WHO의 접근은 국제 표준화 논의에서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인류 보편적 가치와 의료 접근성까지 아우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타 국제 협력 네트워크

    이 외에도 유럽연합(EU)은 유럽 AI 법안(EU AI Act)을 통해 의료 인공지능을 “고위험군 AI 시스템”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데이터 품질·인간 감독·투명성 기준을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FDA는 2019년부터 AI/ML 기반 SaMD 액션플랜을 운영하며 “사전 인증(pre-certification)” 제도를 도입해 빠른 승인 절차를 실험 중입니다. 일본, 캐나다, 한국 역시 IMDRF 권고안에 따라 규제 프레임워크를 조정하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과 연구기관은 이러한 국가별 접근을 조율하기 위해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국제 표준화 논의는 ISO와 IEC 같은 기술 표준화 기구, IMDRF 같은 규제 협의체, WHO 같은 윤리 지향 기구가 각자의 역할을 맡으며 다층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제 표준화의 핵심은 데이터 품질과 호환성, 알고리즘 성능 검증, 동적 업데이트 관리, 환자 안전성, 윤리적 원칙으로 요약됩니다. 국제 논의가 통합되고 구체화될수록, 의료 인공지능은 국가와 병원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의료 인공지능 국제 표준화에 대해 칠판을 이용하여 토론 중인 사람들

    의료 인공지능 국제 표준화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국제 표준화의 미래는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네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데이터 다양성 확보 문제입니다. 많은 의료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특정 국가나 병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되는데, 이를 다른 지역 환자에게 적용하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국제 표준화는 다국적 데이터셋을 확보하고, 공정하게 학습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입니다. 의료 인공지능이 내린 판단 근거를 이해할 수 없다면, 의료진은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국제 표준은 알고리즘의 의사결정 과정을 일정 수준 이상 설명할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셋째, 윤리적 문제와 책임 구조입니다. 의료 인공지능이 잘못된 예측을 내려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누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국가 간 협력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도 함께 참여해 글로벌 표준을 마련해야 의료 불평등을 줄이고, 인류 전체의 건강 증진이라는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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