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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 인공지능(AI) 활용 희귀질환 조기 진단
    의료 인공지능 2025. 8. 12. 22:26

    희귀질환의 조기 진단은 오랜 기간 의료계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 중 하나이다. 희귀질환은 발병률이 낮고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전문의조차 초기 단계에서 확정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의료 인공지능(AI)는 희귀질환 조기 진단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AI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학습하여 희귀질환의 미묘한 징후를 조기에 식별할 수 있다. 이에 환자가 올바른 치료를 받는 시점이 획기적으로 당겨진다. 실제로 세계 희귀질환 환자의 평균 진단 소요 기간은 과거 57년이었으나, AI 기반 분석이 적용된 병원에서는 12년 이내로 단축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의료진의 진단 과정, 특히 희귀질환 조기 진단 분야에서 보조적인 판단 도구를 넘어, 임상적 의사결정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의료 인공지능(AI)에 대해 이글을 통해 살펴본다.

    의료 인공지능으로 DNA를 시각화한 그림

    희귀질환 진단 의료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

    희귀질환은 발병 환자가 적어 임상 경험이 제한되고, 증상 발현 양상이 환자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 때문에 전통적인 진단 방식만으로는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희귀질환 조기 진단에 적용되는 AI 기술은 크게 머신러닝 기반 통계 모델, 딥러닝 기반 영상 분석, 유전자 데이터 분석 AI, 자연어처리(NLP) 기반 문서 분석으로 구분되며 각각 다른 방식으로 희귀질환 진단에 기여한다.

    머신러닝 기반 통계 모델

    머신러닝 모델은 환자의 혈액검사, 조직검사, 임상검사 기록을 수치 데이터 형태로 분석해 질환 가능성을 예측한다. 머신러닝 기반 통계 모델은 희귀질환 환자의 적은 표본 데이터에서도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데 강점을 가진다. 예를 들어, 특정 대사질환의 경우 혈액 내 특정 효소 수치가 정상 범위에서 미묘하게 벗어나는데, 이는 숙련된 의사조차 간과할 수 있는 변화다. 하지만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과거 환자 데이터와 비교해 이러한 수치 변화를 조기에 감지한다.

    딥러닝 기반 영상 분석

    딥러닝 기반 영상 분석은 MRI, CT, 초음파 이미지에서 인간의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병변 패턴을 찾아낸다. 특히 CNN(합성곱 신경망)과 ResNet 계열 모델은 희귀 신경질환, 근육질환의 영상 진단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딥러닝 기반 영상 분석은 영상 데이터에서 인간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이상 신호를 찾아낸다. 희귀 신경질환 중 일부는 뇌 MRI에서 극히 미세한 구조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를 CNN 모델이 픽셀 단위로 분석해 조기 진단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근골격계 희귀질환의 경우, 환자의 초음파 영상에서 근육 섬유 배열의 불규칙성을 딥러닝 모델이 식별하여 임상 의심 단계를 앞당긴다.

    유전자 데이터 분석 AI

    유전자 데이터 분석 AI는 Whole Exome Sequencing(WES), Whole Genome Sequencing(WGS) 데이터를 학습해 유전적 변이 패턴을 식별하고, 해당 변이가 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유전자 데이터 분석 AI는 특히 유전성 희귀질환에서 필수적이다. WES 또는 WGS 데이터를 기반으로 변이 유전자 위치를 찾아내고, 해당 변이가 질환 발현과 관련이 있는지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AI가 활용된다. 희귀 유전질환은 특정 변이가 매우 드물게 나타나기 때문에, 전 세계 연구 데이터와 비교 분석이 필수적이다. AI 모델은 글로벌 데이터베이스와 연동해 수백만 개 이상의 변이 패턴 중 환자와 일치하는 특징을 탐색한다.

    NLP 기반 문서 분석 기술

    NLP 기반 분석은 환자의 과거 진료 기록, 가족력, 증상 서술 등을 텍스트 형태로 분석하여 잠재적 희귀질환 후보군을 좁히는 데 활용된다. NLP 기반 문서 분석 기술은 환자가 제출한 증상 서술과 과거 진료 기록에서 숨겨진 단서를 찾아낸다. 희귀질환 환자는 초기 단계에서 흔히 다른 질환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은데, AI가 과거 진료 문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특정 증상 조합을 발견하면, 해당 환자를 희귀질환 가능성 평가 대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복적인 원인 불명의 발열, 특정 부위의 통증, 검사 이상 소견이 일정 간격으로 나타난 기록이 있으면, NLP 모델이 이를 ‘희귀질환 의심 신호’로 태깅한다.

    AI 기술 유형 주요 활용 데이터 장점 한계
    머신러닝 기반
    통계 모델
    혈액검사, 조직검사, 임상 기록 등 구조화 데이터 데이터량이 비교적 적어도 학습 가능, 연산 속도 빠름, 설명 가능성 높음 복잡한 패턴 인식 한계, 영상·비정형 데이터 처리 불가
    딥러닝 기반
    영상 분석
    MRI, CT, 초음파 등 의료 영상 데이터 미세한 패턴 식별, 비정형 데이터 처리 강점, 정확도 높음 대규모 데이터 필요, 학습 시간 길고 블랙박스 문제 존재
    유전자 데이터 분석 AI WES/WGS 유전자 서열 데이터 유전적 변이 분석 가능, 질환 원인 규명에 직접적 기여 데이터 확보·해석 난이도 높음, 국가·인종별 변이 차이 영향
    NLP 기반
    문서 분석
    환자 기록, 가족력, 증상 서술, 연구 논문 비정형 텍스트 처리, 증상·병력 연관성 분석 가능 기록 표준화 문제, 언어·의학 용어 차이로 인한 해석 오류 가능

     

    이처럼 희귀질환의 다양한 발현 양상은 한 가지 AI 기술로 모두 포착하기 어렵다. 따라서 실제 임상에서는 네 가지 AI 기술을 융합해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서로 결합한 멀티모달 AI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구조화 데이터, 의료 영상, 유전자 서열, 의무기록 텍스트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면, 희귀질환 진단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희귀질환 진단 의료 인공지능의 글로별 사례

    희귀질환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조기 진단 활용은 단순한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임상에 적용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Solve-RD

    유럽연합(EU)은 ‘Solve-RD’ 프로젝트를 통해 24개국 300여 개 연구기관과 병원이 참여하는 데이터 공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현재까지 21,000명 이상의 희귀질환 환자 데이터가 수집되었고, AI 분석을 통해 그중 약 12%의 환자가 기존 진단명을 변경하거나 신규 질환으로 재분류되었다. 특히, Solve-RD 팀은 유전자 변이 분석과 임상 증상 데이터를 결합한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진단 평균 소요 기간을 기존 5.4년에서 2.1년으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NIH의 UDN

    미국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Undiagnosed Diseases Network(UDN)’는 AI 기반 멀티모달 분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2024년 기준, UDN은 약 5,000명의 난치성·희귀질환 환자를 분석했으며, AI 적용으로 1,200명 이상이 정확한 질환명을 새로 받았다. 특히, 심장근육병증(Cardiomyopathy)과 같이 증상이 경미해 초기 발견이 어려운 질환에서, AI 기반 MRI 분석과 유전자 변이 스크리닝을 결합해 진단률을 35% 향상시켰다.

    일본 도쿄대병원 Preferred Networks

    일본에서는 도쿄대학병원과 Preferred Networks가 공동 개발한 AI 시스템이 유전성 대사질환 조기 진단에 도입되었다. 이 모델은 환자의 MRI 뇌 영상과 WES 데이터를 동시에 학습시키는 멀티모달 딥러닝 구조를 채택했으며, 2023년 파일럿 테스트에서 98명의 환자 중 29명이 AI 덕분에 기존보다 평균 18개월 빨리 진단받았다. 특히, AI가 제시한 진단 후보군 중 83%가 이후 유전자 검사로 확정되어 모델 신뢰성을 입증했다.

    한국 서울아산병원&카이스트

    국내에서도 희귀질환 AI 연구는 활발하다. 서울아산병원과 카이스트는 1만 5천 건 이상의 한국인 희귀질환 환자 유전체·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분석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한국인에게 특이하게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 패턴과 생활환경 요인을 동시에 고려한다. 2024년 진행된 베타 테스트에서, AI의 희귀질환 진단 정확도는 89.7%로, 기존 전문의 단독 진단 대비 약 14%p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국가/프로젝트 주요 연구기관 활용 AI 기술 데이터 규모 주요 성과 진단 시간 단축 정확도 향상
    EU / Solve-RD 유럽 24개국 300개 기관 유전자 변이 분석 + 임상 데이터 결합 딥러닝 21,000+ 환자 데이터 12% 환자 진단명 변경·신규 분류 5.4년 → 2.1년 미공개
    미국 / UDN NIH, 하버드의대 등 멀티모달 분석 (MRI + 유전자 스크리닝) 5,000+ 환자 사례 1,200명 신규 정확 진단 질환별 최대 3년 단축 진단률 35%↑
    일본 / 도쿄대·Preferred Networks 도쿄대학병원 멀티모달 딥러닝 (MRI + WES) 98명 파일럿 환자 29명 조기 진단 평균 1.5년 단축 AI 제시 진단 83% 확정
    한국 / 서울아산병원·카이스트 서울아산병원·KAIST 유전체 + 임상 데이터 기반 맞춤형 AI 15,000+ 환자 사례 한국형 변이 패턴 분석 가능 미공개 정확도 89.7% (전문의 대비 +14%p)

     

    이러한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대규모 데이터 확보와 다중 데이터 유형의 통합 분석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특히, 영상·유전자·임상 기록 데이터를 융합하는 멀티모달 AI 접근 방식이 진단 속도와 정확성을 모두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는 국가 간 데이터 표준화 협약과 AI 알고리즘의 국제 인증 제도가 마련되면, 이러한 성과가 전 세계 의료 현장에서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과제와 전망

    AI 기반 희귀질환 조기 진단 기술은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우선, 희귀질환 특성상 확보 가능한 학습 데이터가 적고, 데이터 품질이 국가와 기관별로 차이가 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데이터 공유와 표준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또한 AI가 제시하는 진단 결과의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이 낮다는 점도 임상 적용의 장벽이 된다. 의료진이 AI의 판단 근거를 이해하고 환자와 공유할 수 있도록, 모델의 투명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환자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윤리적 문제다. 향후에는 멀티모달 AI와 유전자 빅데이터 분석이 결합된 통합 진단 시스템이 등장해, 진단 속도와 정확도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이 희귀질환 진단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며,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개선에도 직접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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